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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토크쇼가 되어버린 <유퀴즈 온 더 블럭>에대한 문제제기는 이전에도 계속 제기되어 왔지만, 약 2달간의 휴식기를 가지고 재가동된 시즌4부터 더욱 극심화되고 있다.

 

똑같이 코로나로 인해 야외 활동이 제한된다는 핸디캡을 안고 있던 시즌3와 비교해 봐도 캐스팅의 결이 너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물론 이전에도 연예인 출연은 있었으나 도로 위 색깔 유도선을 만든 한국도로공사 윤석던 설계차장님, 재난문자를 보내는 공무원 박대성 님처럼 궁금하지만 그들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었던 인물부터, 수어 통역사 권동호 님, 환경미화원 금동건 님, 수능 출제위원 강상희 님, 서예가 이정화 님 등 쉽게 만나기 어려운 일을 하시는 분들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었다. 

 

또 특집의 이름과 캐스팅된 사람들과의 연계성이 너무 좋아서 다음주엔 누가 나올지를 기대하는 맛이 있었다. 106화 <N주년> 특집에선 개교 50주년 카이스트의 총장, 40년 된 게임 브루마블, 20년 차 114사 상담사와 함께 인생 10년 차 어린이가 나오기도 했다. 130화 <이름값; 운명을 따르는 자> 특집에선 공군 상사 박격포님, 임산부를 돌보는 간호사 임신복님, 노동의 가치를 가르치는 건축과 교수 김노동 님, 집배원 오세용 님, 베테랑 소방관을 꿈꾸는 베테랑님이 나오는, 한 명 한 명이 신기하고 궁금한 캐스팅을 선보였다. 

 

하지만 시즌4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유퀴즈에선 이러한 재미를 전혀 느낄 수 없다.

 

163화 <한우물>특집 - 배우 박은빈

164화 <천의 얼굴>특집 - 배우 소지섭

165화 <죽어야 사는 사람>특집 - 배우 이혜리

166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특집 - 배우 진선규

167화 <아는 만큼 보인다>특집 - 배우 이서진

168화 <해내야죠>특집 - 배우 유해진

169화 <신입사원>특집 - 가수 션

170화 <나의 연구일지>특집 - 배우 손석구

171화 <촛물 하나>특집 -그룹 god

172화 <어텐션>특집 - 아이돌 뉴진스

173화 <이게 되네?>특집 - 아나운서 오승훈

174화 <신과 함께>특집 - 남성 중창 보컬그룹 포레스텔라 

175화 <내 인생의 한 장면>특집 - 배우 조정석

176화 <인생 드라마>특집 - 배우 김혜자

177화 <빼앗긴 인재>특집 - 가수 페퍼톤스, 배우 이하늬

178화 <라이벌전>특집 - 배우 이성민

179화 <세상에 그런 일이>특집 - 배우 정성일

 

거리로 나가 시민과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라는 초기 컨셉이 무색할 정도로 모든 회차에 연예인이 등장하고 있다. 운동선수, 유튜브 크리에이터까지 연예인의 범위로 포함한다면 더 많아진다. 

 

 

178화의 경우, 전체 분량 중 거의 절반이 연예인인 배우 이성민에게 배분되어 있다. 심지어 다른 인터뷰어들은 두 명씩 나오고, 이성민은 혼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00:00:00~00:23:41 (약 23분) 수의사 설채현, 나응식

00:23:41~00:52:44 (약 29분) 여행 크리에이터 곽튜브, 원지

00:52:45~01:38:16 (약 45분) 배우 이성민

 

176화는 더 심하다. <인생 드라마>특집이라는 타이틀로 댄스 크루 저스트 절크와 배우 김혜자가 나왔는데 이럴 거면 김혜자 배우님 단독 특집으로 내야 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00:00:00~00:28:25 (약 28분) 저스트 절크

00:28:26~01:36:01 (약 57분) 배우 김혜자

 

1인이 나와 토크로 가득 채운 김혜자 배우와 달리 저스트 절크는 3명의 멤버의 인터뷰가 진행되었고, 중간에 모든 멤버가 나와 댄스 무대를 선보이는 시간까지 포함되었다. 방송을 업으로 하는 연예인들의 경우 출연비의 정도가 다를 테고, 그만큼 더 많은 분량을 내보내려는 방송국의 상황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일 때의 얘기이지, 이 정도로 불균형한 분량 분배는 다른 출연자에게 예의가 아니다.

 

 

게다가 178화 방송 초반 언급했던 <라이벌전>이라는 주제 마저도 의미가 없었다. 처음에 나온 수의사 설채현과 나응식의 경우 고양이vs강아지 라는 대립 구도로 라이벌전이라는 주제에 맞게 진행되었지만, 나머지는 라이벌전이라는 주제가 관통하지 않은 캐스팅이었다. 여행 크리에이터 곽튜브와 라이벌 구도로 세우고 싶다면 원지가 아닌, 빠니보틀이 나왔어야 함이 틀림없다. 물론 곽튜브와 원지가 기존의 친분이 있긴 하지만, 이 둘이 라이벌 관계라는 점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물론 과거 빠니보틀의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문제제기 한 이후에야 사과한 유퀴즈에 빠니보틀이 출연을 응할지도 의문이다. 

 

그리고 이성민의 출연은 '라이벌'이라는 주제가 전혀 관계 없었다. 이성민이라는 사람의 인간사를 읊었고, 그냥 최근 화제작이었던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주목받은 배우를 초대한고 촬영 비하인드 이야기를 듣는 것밖에 되지 못했다.

 

 

해당 회차 전체를 관통하고,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던 멘트들도 어느 순간 다 사라졌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 영상으로 맛있어 보이게 만들어내는 미적 감성이 있었다면, 유퀴즈에는 글로 많은 감정을 공유하는 문학적 감성이 있었는데 이마저 없어지고 그냥 토크쇼가 되어버렸다.

 

 

유퀴즈를 담당한 김민석PD는 "'유퀴즈'는 거리로 나가 시민 분들과 대화를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MC의) 인지도, 호감도가 이뤄져야했어요. 누굴 맞닥뜨려도 익숙한 사람이어야 하고 익숙한 사람이면서 호감이 있어서 나에게 말을 걸고 시간을 내달라고 했을 때 내줄 수 있는 사람. 독보적인 인지도, 호감도를 가진 분이 유재석 씨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매체와 인터뷰한 내용이 있다. 물론 김민석PD는 tvN를 퇴사하고 jtbc로 옮겼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유재석이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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