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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탈출>을 재밌게 본 시청자로서 사실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최종화까지 보고 나니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다.

*이 후기는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름에 걸맞게 실제로 보물찾기를 진행해 일반인을 상대로도 참가자를 모집하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기도 했었다. <더지니어스>에서 연예게 종사자가 아닌, 멘사 회원이나 다양한 직군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모집하여 만들어낸 모습들이 좋았기에 기대감도 컸다.

 

 

오현민이 나오는 순간 사실 이미 김이 새어버렸다. 이미 이런 류의 콘텐츠에서 너무 많이 이미지가 소모된 그이지 않은가. 그리고 보란 듯이 초반 편집이 거의 오현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너무 신선하지 못하다.

 

 

'연예인'의 비중이 적은 것은 좋았으나 '크리에이터'의 비중이 과하게 높다. 크리에이터가 아닌 전문 직업으로 소개된 참가자 중에도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이미 그들끼리 친분이 있는 경우도 많았고, 너무 유튜브 느낌이 강해져 버렸다. 게다가 후반부는 장지수를 중심으로 편집되는 장면이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아서 장지수가 투자한 프로그램인가 싶을 정도였다. (이해는 한다. 편집하기 용이한 갈등을 만들어내는 게 장지수밖에 없었다.)

 

 

제작진, NPC, MC, 운영의 개입이 너무 과하게 없다. 참가자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데 좋게 말해서 자유도가 높은거지, 중재가 없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출연자가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상황, 단서가 훼손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한 대비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나마 참가자들이 그들끼리 최소한의 룰을 만들고(돌아가며 정답을 입력하는 등), 부상이 예상되는 곳에선 서바이벌이다 하더라도 멈추는 모습들을 보였기에 망정이지, 서바이벌에 눈 돌아간 한 명 있었으면 힘으로 다 밀쳐내면 할 말 없는 상황들이다.

 

 

'7'이라는 결과값만 가지고 도어락에 7이라는 숫자를 그리는 '412369' 도어락 문제도 개인적으론 소위 말하는 '뚝배기'문제라고 느껴진다. 모든 팀들이 '7'이라는 결과에는 도달했고, 도어락에 입력하라는 가이드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결과 수많은 경우의 수가 만들어졌고, 정답 입력에만 수많은 시간이 허비되었다. 출제자 머릿속에 무엇이 있는지 맞춰보세요~ 하는 식의 문제가 되어버렸다. 하다못해 비밀번호의 자릿수라도 제공되거나, '7'을 그리는 형태라는 무언가의 힌트가 있었어야 했다.

 

 

뒤로 갈수록 탈락자에 대한 무게감도 너무 얕아진다. 초반에는 모두가 보는 자리에서 박수도 쳐주고, 마중해주는 모습을 보였지만 뒤로 가면 그냥 게임 중에 탈락하고 끝나거나, 갑작스럽게 사라져 누가 탈락했고 누가 살아남았는지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서바이벌'이라는 장르를 가지고 있으면서 누가 우승하고 탈락하는가는 관심 밖이 되어버리고, 문제의 답이 무엇인지만 궁금해진다.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는 있지만, 솔직히 그렇게까지 중요했나? 싶다. 차라리 똑같은 방탈출 세트장을 인원수만큼 만들고 남은 시간만큼 포인트를 주고, 최하위권은 탈락하는 라운드를 거듭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tving이라는 대기업이 제작했다는게 무색할 만큼 유튜브 콘텐츠에 비해 좋은 점은 거대한 세트장뿐이었다. 전체적인 기획, 진행은 차라리 참가자였던 장지수 유튜브에 있는 콘텐츠 <공범>이 더 낫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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